「이건 들개 짓이네」
흑묘정 뒤편에는 목제 쓰레기통이 설치돼 있다.
바닥에는 바나나 껍질, 달걀껍데기, 생활 쓰레기가 흐트러져 있다.
반쯤 열려 있는 뚜껑 틈새로는 신문지가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뚜껑이 제대로 안 닫혀 있었을지도 모르지」
확인해 보자 경첩이 조금 녹슬어 있는지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조금 틈새가 열려 있어, 거기로 코끝을 밀고 들어왔겠지.
하이자쿠라 「죄송합니다. 어제 쓰레기 배출, 제가 당번이었어요……」
면목이 없는 듯한 하이자쿠라.
「괜찮아. 빨리 청소해 버리자」
하이자쿠라 「저, 청소 도구 들고 올게요!」
소매를 걷어붙이고 플로어로 돌아간다.
그사이에 주울 수 있는 쓰레기는 주워 두려고 허리를 굽혔다.
톡 하는 작은 충격.
겟카의 몸이 부딪혀 온 것이다.
가리킨 곳에 있는 것은 거친 털이 나 있는 중형견.
통로 깊은 곳, 멀찍이서 이쪽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아, 이 녀석이구나」
아무래도 범인 등장인 듯하다.
「쉿쉿, 이건 네 밥이 아니야」
손을 흔들어 봤지만, 미련이 있는 듯 흠칫도 하지 않는다.
「겟카, 쫓아내고 와 주지 않을래?」
검은 리본을 흔들며, 둥근 눈동자를 이쪽에 향한다.
유리구슬 같은 눈동자는 명백히 동요하고 있었다.
「저기……」
『멍멍멍멍!』
엄청나게 짖어댔다.
한 칸 정도 다가간 겟카였지만, 금세 되돌아왔다.
「겟카, 이거」
몇 입 베어 먹힌 소시지를 건넸다.
「배고플 거야. 던져 줘」
꽉 잡고, 조준점을 정한다.
홱 던지자, 금세 들개는 뛰쳐나갔다.
멀리서 소시지를 잘근잘근 물고 늘어지고 있다.
「다음부터 쓰레기통에는 작은 자물쇠라도 걸어 두자」
평소의 시큰둥한 표정으로 응답하는 겟카.
하이자쿠라 「기다리셨어요~」
마침 하이자쿠라가 빗자루와 쓰레받기, 집게를 가져왔다.
흥미가 끌렸는지, 뒤에서 검은 고양이 샤노가 따라왔다.
겟카가 안고 플로어로 되돌려 놓았다.
굉장히 흐뭇한 광경이었다.
하이자쿠라 「왜 웃고 계신가요?」
「아니, 고양이는 안 무서워하는 것 같길래」
하이자쿠라 「뮤?」
「청소나 할까」
돌아온 겟카와 분담해서 쓰레기통 주변을 청소한다.
들개는 만족했는지 어디론가 간 모양이다.
청소가 끝나면 준비를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