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마 돌 앵콜
01-07 전투 인형입니다 (1)

 비누로 꼼꼼히 손을 씻은 후, 완전히 새것인 셔츠와 에이프런에 손을 넣는다. 삼각건을 머리에 두르고, 전신 거울 앞에서 점검한다. 꽤 그럴싸한 모습이다. 요리사 모자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건 사치겠지.

 들뜬 기분으로 있었을 때, 등 뒤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다.

 「어라……?」

 슬쩍 뒤를 돌아봤지만, 누구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다. 방금 분명히 들었는데…….



 「우왓」

 거의 바로 아래에서 목소리가 들려, 무심코 뒷걸음질을 쳤다.
 거기에는 아이처럼 작은 인형이 있었다.
 레몬처럼 산뜻한 황색 기모노. 큼직한 검은 리본이 흔들리고 있다. 가만히 나를 보는 커다란 눈동자. 조그마한 입을 가만히 다물고 있어, 표정은 읽어낼 수 없다.


 꼭 군인같이 무뚝뚝한 말투다.
 그러고 보니, 카라스바 씨는 지금 3체의 인형이 일하고 있다고 그랬다. 하이자쿠라, 카라스바, 그리고 겟카. 이 아이까지 해서 전원이겠지.

 「안내해 주는 거구나. 고마워……」

 작게 끄덕이고는 총총 걸어나간다.
 등에 멘 배낭은 약간 큼직하여, 날개 같은 의장이 장착돼 있었다. 주방 입구에 걸릴 것만 같았지만, 그런 건 이미 고려하고 움직이는지 몸을 빙글 옆으로 돌려서 빠져나갔다.
 뒤를 따라가자 작지만 청결한 주방이 나타났다.
 중앙에는 조리대. 벽면에는 각종 프라이팬부터 해서 여러 조리 기구가 진열되어 있다. 외래품인 듯한 가스레인지에, 놀랍게도 온수기까지 설치되어 있다.

 「메뉴는 어떤 느낌이야?」

 조리대 서랍을 열어, 겟카는 한 권의 노트를 꺼냈다.

 「고마워, 와, 엄청 자세하네……」

 페이지를 넘기자, 만년필로 레시피가 적혀 있다. 지극히 미세한 곳까지 파고드는 듯한, 친절한 설명문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에는 간단한 일러스트까지 덧붙여져 있다. 이걸 쓴 사람은 상당한 달필가겠지.

 「이것만 있으면 충분하고 남아. 실력을 발휘할 보람이 있겠어」
 「그 말은…… 많이 안 오는가 봐?」

 주방의 작은 창을 통해 플로어를 바라보고 있다.
 지금은 개점 전이라 텅 빈 것이 당연하지만, 자리가 많이 차지 않는다는 것일까. 돌이켜 보면 흑묘정에 온 것은 두 번째. 영업 중인 모습은 아직 보지 않았다.

 「분위기도 좋고, 인형이 접객해 주는 가게는 달리 없으니까, 번창할 것 같은데 말이지」
 「출정했었던 사람은 그럴지도 모르겠네」

 인형을 보면 괴로운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은 많겠지.

 「하지만 너희들은 전투 인형이 아니니까, 그런 건 편견이지」
 「어?」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말해서, 재차 그 모습을 봤다.
 작다. 국민학교 3학년 정도려나. 확실히 침착함은 엿보이지만, 전투 인형 같은 위압감은 도저히 느껴지지 않는다.

 「응, 아니…… 그렇게는 안 보여서」

 보기와 다르게 뭔가 특기가 있는지도 모른다.

 「눈에서 전기가 나온다든지」
 「입에서 광선을 쏜다든지」
 「아, 등의 날개가 튀어나와서, 이렇게 부메랑처럼 적을 찢는……」

 문답하고 있을 때, 타닥타닥……하고 뛰는 듯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하이자쿠라 「겟카 씨, 우사 씨, 큰일 났어요!」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오는 것은 하이자쿠라다.

 「뭔가 문제 생겼어?」
하이자쿠라 「쓰레기장이 어질러지고 있어요!」
 「어……?」

 혹시…… 수상한 사람이?
 우리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래도……」

 겟카를 슬쩍 바라본다.
 전투 인형인 겟카라면, 혹시……?


집필 : 오카노 토야
삽화 : 마로야카
CV : 토미타 미유 (겟카)
한국어 번역 : 캐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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