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마 돌 앵콜
02-2 빛나는 별과 구운 과자 (2)


 마침 카운터를 닦고 있던 아가씨와 시선이 마주쳤다. 밤하늘을 떠오르게 하는 기모노를 걷어붙이고 있다. 어깨까지 오는 짧은 머릿결이 산뜻하게 흔들린다. 머리 위에는 삼각건. 등에는 담흑색 연돌이 튀어나와 있다.

 ……연돌?


 「어, 아뇨, 저는 술은 못 마셔서……」
 「와, 싸다」

 생긋 웃으며 불러들였다.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곳에 왔음을 느끼면서도, 마치 단자쿠※나 부적처럼 벽에 찰싹 붙어 있는 메뉴를 바라봤다. [※ 일본에서 시조 등을 붓으로 쓰기 위해 사용하는 길게 자른 종이.]
 술은 못 마시니까, 밥 대신으로 먹을 만한 건…….

『어묵 고로케』

 으깬 어묵으로 만든 고로케겠지. 쇠고기 대용으로 퍼졌다곤 하지만, 지금 와서는 스테디셀러다.

『두꺼운 달걀부침』
『눈알구이』[※ 달걀 프라이라는 의미.]

 더욱 고급품인 달걀 요리. 가격이 상당히 싸서, 이걸로 이윤이 날까 걱정이 든다. 달걀 프라이는 두꺼운 달걀부침이 부담스러운 사람을 위한 걸까. 배려에 빈틈이 없다.

『너구리우동』[※ 타누키우동. 튀김 부스러기로 만든 우동.]

 면류도 있다. 가게 안을 메운 국물 냄새. 이 국물을 홀짝이며 마시면, 그야말로 행복이겠지.

『오늘의 눈알!』[※ 특선 메뉴라는 의미.]

 이건 대체 뭘까?

 「저기」
 「오늘의 메뉴란 건 뭔가요? 가격도 괜찮은데요」
 「네, 어떤 추천 요리일까 해서」
 「네?」
 「말 그대로의 요리인가요?」
 「혹시, 저 눈알 구이라는 건……」
 「으, 아뇨, 알겠어요」
 「저, 그럼 혹시, 너구리우동이란 건」
 「앗, 거기까지면 됐어요」

 단번에 불안이 밀어닥쳐 왔지만, 마음을 다잡고 다시 한번 메뉴를 봤다.

 「그럼…… 다진 고기 덴뿌라랑 정어리 버터구이 주세요. 쌀밥도요」

 척척 준비하여, 거의 기다릴 여유도 없이 요리가 진열됐다. 밥과 함께 채소 절임과 미소시루도 나왔다. 합장하고 음식을 입으로 옮긴다.

 「……맛있어」

 겉모습은 평범한 요리지만, 절절하게 맛있다. 어떤 것도 익숙하게 먹어 본 맛이지만, 무척이나 신선한 놀라움이다.

남성 손님 「인형이 만들었다는 생각은 안 들지?」

 상당히 놀란 모습을 보여 줬는지, 옆에 있던 얼굴 빨간 남자가 생긋 미소를 띤다.

 「……인형」
 「맞다! 저기, 당신은……」

 나는 재차 확인을 위해 소리를 높였다.


 빙글 돌아 등을 보여 준다.
 담흑색 배낭. 살짝 나부끼는 증기는 자율인형(오토마타)의 증표다.

 「……인형이 맛을 볼 줄 아나요?」
 「그렇겠죠. 그런데도 이렇게 맛있다니……」

 생긋 미소를 띤다.
 그리고, 빛나는 별 같은 눈동자를 향하며 깜빡 윙크했다.

 「……평범하네요」

 킥킥 웃고 있다. 그사이에도 주문이 들어와, 척척 요리를 준비한다.

 「앗…… 어떻게 그걸?」
 「……아」

 카운터 옆에 둔 모자.
 거기에는 흑묘정 자수가 박혀 있다.

 「맞아요, 흑묘정에서 주방원으로 일하기 시작해서……」
 「보람은 있지만요, 주방원으로서 벽에 부딪히기도 해서……」

 호키보시는 인형이면서도 너글너글한 분위기를 풍겨, 무심코 나약한 말을 흘리고 말았다.

 「저기, 호키보시 씨」
 「좀 더 맛있는 요리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뻔한 말을 하게 한다는 듯이, 호키보시 씨는 미소를 보여 줬다.



집필 : 오카노 토야
삽화 : 마로야카
CV : 나카시마 유키 (호키보시)
한국어 번역 : 캐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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