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자쿠라 「라라라~………라라라라라~……」
음정이 맞지 않는 노래를 흥얼거린다.
하이자쿠라 「카라스바 씨, 청소하면서 계속 노래를 부르고…… 정말 즐거워 보여요」
딸깍딸깍, 젖은 돌계단 위에서 나막신을 울린다.
머리 위에는 가볍게 흔들리는 우산.
다른 한 손에는 예쁘게 접은 다른 한 우산. 우사미를 위해 갖고 나온 것이다.
하이자쿠라 「저도 언젠가, 그런 식으로 부를 수 있을까요~……」
달빛 하나 안 보이는 흐린 하늘, 훤하게 빛나는 가로등 불빛만 의지해서 걸어간다.
하이자쿠라 「그나저나 오늘은 조용한 밤이네요」
들리는 것은 빗소리뿐.
밤이 늦었다고 하지만, 평소라면 얼마간 사람의 왕래가 있을 시간에 오늘은 스치는 사람도 없다.
하이자쿠라 「역시 비 때문일까요~…… 뮤?」
2구와 3구를 연결하는 다이칸교(代官橋)에 접어든 무렵이었다.
문득 등 뒤에 무언가 기색을 느껴 하이자쿠라는 뒤를 돌아보았다.
하이자쿠라 「이거 참, 안녕하세요!」
거기에 있던 것은 대형견 정도 크기로 탁한 은빛 광택을 내는 존재.
등에는 짐받이를 갖춘 말 없는 홑눈이 가만히 하이자쿠라를 포착한다.
그 관절부에서는 푹푹 검은 연기가 새어 나오고……?
* * *
하이자쿠라 「우뮤뮤뮤뮤뮤무------!」
우사미 「저건 하이자쿠라 목소리!?」
3구 방면으로 서둘러 다이칸교에 도착했을 무렵.
멀리서 비명 같은 목소리가 들렸다.
나와 호키보시 앞을 달리던 레첼이 더욱 가속해 치마를 휘날리며 달려간다.
하이자쿠라 「도와…… 도와주세요~~~~~!」
전방에서 뭔가에 쫓기듯이 도망치는 하이자쿠라의 모습.
몇 번 넘어졌을까, 기모노도 머리도 더러워지고 신발까지 벗겨졌다.
그 뒤에는…….
호키보시 「역시 긴타로예요!」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하이자쿠라를 쫓아오는 모습.
사족 하역 기계장치 인형, 긴타로가 폭주하고 있었다.
레첼은 탁 땅을 박차고 우천 속을 날아오른다.
긴타로와 엇갈리면서 한순간, 나이프 끝이 빛났다.
일섬――.
긴타로에 붙어 있던 앞다리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우사미 「우와아아아아앗!?」
기세가 지나쳐서 내 근처로 날아오는 바람에 무심코 머리를 감쌌다.
긴타로는 당연히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요란한 금속음을 내며 자빠졌다.
하이자쿠라 「우사 씨~~~~~~~~~」
정말 안쓰러운 목소리를 내며 비틀거리며 다가오는 하이자쿠라.
우사미 「이, 이제…… 괜찮아」
하이자쿠라 「깜, 깜짝 놀랐어요~~~~~」
그 몸을 꼬옥 껴안는다.
뚝뚝 눈물로 얼굴을 적시며 매달린다.
우사미 「자, 이제 쫓아오지 않으니까」
하이자쿠라 「뮤우~~~~……」
긴타로가 바둥바둥, 남은 다리를 움직이며 몸부림친다.
아까까지는 정말 무서운 폭주 인형이었지만 이렇게 되면 불쌍하기도 하다.
하이자쿠라 「……아아」
우사미 「하이자쿠라?」
하이자쿠라 「왠지…… 아파 보여요」
천천히 긴타로에게 다가간다.
호키보시 「이 아이도 혼란스러웠겠죠. 억지로 깨워져서, 불쌍하게도」
호키보시 역시 그 기체에 가까이 가서 동정하는 눈길을 보낸다.
호키보시 「제 역할을 잃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겠죠」
하이자쿠라 「뮤……」
호키보시 「하이짱?」
살며시 손을 내미는 하이자쿠라.
긴타로 몸에 닿는다.
하이자쿠라 「………」
하이자쿠라의 그 눈동자가 어렴풋하게 붉은빛을 낸다.
그에 호응하듯 긴타로의 외눈도 붉게 발광한다.
그리고…….
하이자쿠라 「……기동 정지」
유난히 큰 금속음을 내며 긴타로는 움직임을 멈췄다.
호키보시 「링크, 한 거예요?」
하이자쿠라 「네…… 왠지…… 그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호키보시 「잘 기억해 냈네요」
하이자쿠라 「뮤?」
호키보시 「아니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이자쿠라 「아, 그, 그런데…… 아까 도와주신 분은?」
퍼뜩 생각난 듯 고개를 올린다.
그러나 이미 레첼의 모습은 다이칸교 위에 없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
그 머리를 적시며 가로등 위에 멈춰 있었다.
하이자쿠라 「그, 그런 곳은 위험해요!」
하이자쿠라 「……뮤?」
고양이 같은 유연함으로 살며시 등을 돌린다.
언뜻, 슬픈 눈동자를 띄며.
하이자쿠라 「………」
그리고 홀로 밤의 어둠 속으로 사라져갔다……
하이자쿠라 「레첼 씨!?」
느닷없이 그 이름을 불러 놀라움에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호키보시·우사미 「「어어어어어어?」」
이어서 무언가 땅에 떨어지는 소리.
우사미 「아, 떨어졌다」
떠나가려던 레첼이 발이 휘청이며 그대로 지면에 부딪쳤다.
코끝을 붉히며 눈물로 적신 눈으로 바라본다.
그 모습을 보고 발소리를 내며 하이자쿠라는 달려간다.
하이자쿠라 「안녕하세요, 레첼 씨」
하이자쿠라 「왠지 엄청 오랜만 같네요. 뮤뮤뮤…… 언제 헤어졌는지 그 점은 기억나지 않지만요~……」
뚝뚝 눈물이 넘친다.
하이자쿠라 「뮤뮤뮷!?」
벌떡 그 작은 몸을 끌어안고 눈물로 적신다.
우사미 「하이자쿠라…… 기억해 냈구나」
왠지 그런 모습을 보자 나까지 울 것 같다.
호키보시 「어쩌면 이 아이가 자극이 됐을지도 모르겠네요」
호키보시 씨가 긴타로의 몸을 쓱쓱 어루만진다.
호키보시 「자율인형(오토마타)은 기계인형(메카니카)과 이어질 수 있어요…… 링크를 하면, 그 아이의 경험을 엿볼 수 있죠. 이 아이는 의외로 사랑받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우사미 「다행이야…… 다행이에요」
호키보시 「다시 고쳐서…… 언젠가 또 일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가슴을 저미는 호키보시 씨의 말.
정신을 차리면 어느덧 비가 그치고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하이자쿠라에 안긴, 레첼의 울음소리만이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