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마 돌 앵콜
05-3 이방 인형 (3)


 완전히 해가 저물었다.
 날씨는 역시 궂어져서 아까부터 부슬부슬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내가 찾아온 곳은 호키보시가 돕고 있는 『야마에 주점』이다.
 비 때문인지, 가게 안 사람은 드문드문.
 카운터에는 나와 레첼 씨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휙 하고 술잔을 기울인다.
 안에 든 것은 순도 높은 닭기름으로 인형에 해는 없는 모양이지만.

우사미 「자, 자자, 레첼 씨」
우사미 「그럼, 여기요」

 술병에서 걸쭉한 호박색 액체를 따른다.
 또 단숨에 전부 꿀꺽 마셔버린다.

우사미 「이런 이런……」

 레첼 씨는 카운터에 푹 엎어져 눈물에 젖어 있다.
 카라스바 씨에게 부탁해서 예전 오너를 통해 연락했다.
 낮에는 경호 임무가 있는 모양이라 이 시간이면 만날 수 있다는 답변을 받고 여기 야마에 주점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호키보시 「레짱! 너무 마시면 연소 온도가 올라가 버려요~」



 엉엉 울기 시작한 레첼.
 물수건으로 몇 번씩 닦아도 하염없이 쏟아진다.

우사미 「그…… 그렇게 말했어요」
우사미 「어…… 그렇게나?」
호키보시 「슬쩍 이야기를 부풀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호키보시 「물 갖고 왔어요. 자, 냉각액이 떨어지기 전에」

 얼음을 넣은 찬물을 두 잔 내어준다.
 목을 축이고 다시 물어본다.

우사미 「그건 역시…… 하이자쿠라가 고장 나 있기 때문인가요?」
호키보시 「글쎄요…… 하이자쿠라가 가진 논리기관은 일부 파손된 모양이라」
우사미 「그래도 저나 카라스바 씨, 겟카 씨는 확실히 기억하고 있는데요?」
우사미 「몽땅 사라져버려……」
호키보시 「하지만 레짱, 그 점을 각오하고 로벨리아에 간 게?」
우사미 「그, 그건…… 딜레마네요」

 레첼 씨의 슬픔은 잘 안다.
 잊혀진다는 것은 정말 힘들다. 자신이라는 존재가 처음부터 없어지는 셈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해 버리기 때문이다.
 하물며 그것이 중요한 사람이라면…….

우사미 「혹시…… 그래서 하이자쿠라와 만나지 않은 거예요?」
우사미 「잊혀졌다면, 괴로우니까…… 그러니까」
우사미 「……저, 레첼 씨」
우사미 「하이자쿠라도, 모조리 잊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우사미 「한순간 생각에 잠겼어요. 그러니까 기억 어딘가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무언가 계기가 있으면……」
우사미 「확증은 없지만요……」

 내가 그렇게 믿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드시 언젠가 전부 생각해내서, 서투른 노래도 극복하고, 그리고……

호키보시 「어라?」

 멀리서 요란한 벨소리가 들렸다.
 가게 전화가 울리고 있다

호키보시 「아, 제가 받을게요~」

 주점 안쪽에 말하고 호키보시 씨가 수화기를 들었다.

호키보시 「네, 야마에…… 어머, 카라짱?」
우사미 「어, 카라스바 씨?」
호키보시 「네, 네……… 뭐!? 하이짱이?」
호키보시 「알겠어요, 이제 가게도 끝나가니까요……네, 네」

 거친 표정으로 수화기를 놓는다.

호키보시 「하이짱이 이쪽으로 오고 있다고 해요」
호키보시 「우사 씨에게 우산을 전해주고 온다고, 그렇게 메모가 놓여 있었다고 해요」
우사미 「걱정을 끼쳐버렸나……」
호키보시 「아니,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에요」
우사미 「그렇다면?」
호키보시 「폭주 인형 ‘긴타로’ ……지금 5구에서 날뛰고 있다고 해요. 거리가 폐쇄되었다고」
우사미 「어……」
호키보시 「어쩌면 하이짱…… 만날지도……」

 쿵 의자를 박차고 일어선다.


 발길을 돌리고 쏜살같이 가게 밖으로. 웅덩이를 차며 한달음에 달려간다.

우사미 「앗, 기다려……」
호키보시 「레짱…… 정말!」

 호키보시 씨도 카운터에서 나온다.

우사미 「쫓아가죠!」
호키보시 「네!」


집필 : 오카노 토야
삽화 : 마로야카
CV : 키토 아카리 (레첼)
한국어 번역 : 레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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