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마 돌 앵콜
01-06 찻집 흑묘정 (3)

「그래, 일 년 정도 더부살이를 했단 거지」

 흑묘정 2층. 거기에 다이아몬드 무늬의 유리 칸막이로 나누어진 응접실이 있다.
 등을 쫙 편 채로 상대와 마주 보고 있었다.
 거기에는 날씬한 다리를 꼰 채, 책상 위 서류를 대충 훑어보고 있는 모습이 있다. 소중히 지녀오던 박엽지에 나름대로 정성스레 붓으로 쓴 이력서다.
 부드럽게 웨이브를 한 머릿결은 뒤로 묶여 있다. 오른손에는 만년필. 서늘한 눈매가 흘끗 나를 보았다. 눈을 치켜뜨니 삼백안처럼 보여서 조금 무섭다.

「스미야 마을이라면 카미쿠라 제철 사장님 댁이겠네」
「잘 알고 계시네요」
「옛날에 발길을 옮긴 적이 있거든. 군의 단골손님이었으니까」

 의자를 뒤로 끌고 일어선다.
 무심코 올려다보았다. 여성으로서는 상당한 키다. 굽이 높은 가죽 구두를 신고 있는 탓도 있겠지만.

「오쿠노미야 씨는 언제 퇴역하신 건가요?」
「이제 3년쯤 됐겠네」

 오쿠노미야 오토메. 전직 군인으로, 이곳 흑묘정의 오너다.
 창가에 잠시 멈춰선 그 모습은 어딘가 무게감이 있는 품위를 드러내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군인들은 굳이 따지면 촌스러운 사람이 많았는데, 그것과는 완전히 정반대다.

「상당히…… 저기, 높으셨던 거네요」

 좀 더 그럴싸하게 물을 수도 있었겠지만, 생각해 본들 얼빠진 질문이 나오고 말았다.

오토메 「최종 계급은 소령이야」
   「하하…… 왠지 모르겠는데 아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토메 「뭐, 요즘 군인은 유행이 아니니까」

 살짝 눈꼬리를 숙이고 웃는다. 침착한, 안심이 되는 목소리다.

   「그래서 흑묘정을요?」
오토메 「지금은 사업을 몇 개 정도 하고 있어.
    흑묘정은 친구에게 양도받은 거야」

 슬쩍 눈짓한다.
 벽에는 인형 몇 체와 함께, 선대 오너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있다.

오토메 「마음고생만 하고 득을 보는 장사는 아니지만 말이지」
   「아니에요. 분명 번창할 거예요」
오토메 「그럴까?」
   「네, 반드시요」
오토메 「요리는 할 줄 알아?」
   「생업으로 하고 있던 건 아니지만, 밥 짓는 일은 실컷 했어요.
    밥상 차리는 것도 평판이 좋았어요. 접객도 할 수 있고요.
    어릴 때부터 엔간히 했는데, 처음 한 일은 역의 도시락 판매였었는데요……」
오토메 「채용」

 오쿠노미야 씨는 겉모습과 같이 결단이 빨랐다.

오토메 「너라면 인품도 문제없겠지. 잘 부탁해」

 그렇게 말하며 오른손을 내민다.
 그것이 이른바 악수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깨닫는 데에는 한 박자의 시간이 필요했다.


   「네, 넵.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한발 늦게 양손으로 꽉 쥐었다.
 군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가늘고 고운 손끝이었다.

*       *       *

 비누로 꼼꼼히 손을 씻은 후, 완전히 새것인 셔츠와 에이프런에 손을 넣는다. 모자를 머리에 두르고, 전신 거울 앞에서 점검한다. 꽤 그럴싸한 모습이다. 희고 비싼 요리사 모자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건 사치겠지.


 들뜬 기분으로 있었을 때, 등 뒤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다.

 「어라……?」

 슬쩍 뒤를 돌아봤지만, 누구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다. 방금 분명히 들었는데…….

집필 : 오카노 토야
삽화 : 마로야카
CV : 토미타 미유 (겟카)
한국어 번역 : 캐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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