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이렇게 잔뜩 받다니……」
땅콩이 들어간 퍼프가 가득 들어간 봉투를 품에 안았다.
술집 앞에서 꾸벅 고개를 숙였다.
「게다가 안주까지」
커다란 오징어까지 선물로 받고 말았다.
허리춤에서 꺼낸 메모장을 넘기더니, 그중 한 장을 떼어 냈다.
「하나부터 열까지, 정말 고마워요」
「큰길을 지나가면 외등이 있으니 괜찮아요.
호키보시 씨, 정말 감사합니다」
호키보시는 한순간 그리운 듯 아련한 눈을 했다.
그러고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생긋 미소 지었다.
* * *
우사미 「다녀왔습니다……」
살짝 흑묘정 문을 열었다.
실내에는 어둠의 정적만이 있다. 인형들은 동력원을 일시 정지하여 자고 있겠지. 땅콩 들어간 퍼프를 대접하는 것은 내일이 될 듯하다.
주방에 들어가 전등을 켠다. 선반에서 두꺼운 레시피 수첩을 펼치고, 퍼프 항목에 호키보시 씨에게 받은 메모를 끼워 넣었다.
만년필로 정성스레 상세히 쓰인 레시피.
메모의 필체도 그것과 완전히 같아, 레시피 수첩에 새로운 한 페이지를 더하고 있었다.
카라스바 「어서 와」
우사미 「카라스바 씨, 일어나 있었나요?」
카라스바 「늦어진다는 전화는 받았지만, 일단 돌아올 때까지는 기다리고 있을까 해서」
우사미 「고마워요…… 아, 답례라기에는 그렇지만, 드실래요?」
카라스바 「이건……」
먹음직한 땅콩이 들어간 퍼프를 내민다.
우사미 「요리 배우고 왔어요」
카라스바 「그럼 잘 먹을게. 하음……」
따뜻하게 웃으며, 바삭하고 부드러운 반죽을 만끽한다.
카라스바 「식감이 즐겁네」
우사미 「아, 땅콩 들어 있었나요? 먹으면 행운이 찾아온다나 봐요」
카라스바 「……호키보시를 만났어?」
우사미 「네, 우연이었지만요. 흑묘정의 전 주방원님과」
카라스바 「잘 지내는 것 같았어?」
우사미 「술집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었어요」
카라스바 「그거 다행이네」
우사미 「왜 거기서 일하게 된 건가요?」
카라스바 「그 있지, 그쪽 아가씨와 낯익은 사이거든. 초봄에 갑자기 요리사가 그만두게 됐다고 해서.……」
우사미 「그래서 임시로 고용된 건가요……」
카라스바 「그래, 인형을 신뢰해 주는 사람과 함께 일하는 건 좋은 일이라고…… 전 오너도 그렇게 말했으니까」
우사미 「흑묘정에는 돌아오는 건가요?」
카라스바 「최근에 신입이 들어왔다나 봐. 인계가 끝나면 돌아온다고 그랬어」
우사미 「저기, 그러면 저는 해고된다거나……」
카라스바 「말했잖아. 인형을 신뢰해 주는 사람과 일하는 건 좋은 일이라고」
걱정을 풀어주듯이, 카라스바 씨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카라스바 「우사 씨, 당신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니까」
카라스바 「호키보시도 금방 돌아오는 것도 아닌가 보고. 그러니까…… 기대하고 있을게」
우사미 「……네!」
배워야 할 부분은 배우면서, 나도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분명 괜찮겠지.
땅콩을 먹으면 행운이 찾아온다고, 그렇게 말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