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을 때, 릴리아는 빛 속에 있었다.
따스한 빛이다. 은색에 반사되는 오렌지색 반짝임. 마치 눈을 태울 듯한 눈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천국에 간 걸까. 하지만, 그럴 리는 없다. 릴리아는 몇 번이고 죄를 저질렀다. 죄인은 지옥에 떨어진다. 어려서부터 총주교회에서 여러 번 들었을 것이다. 이런 평온이 손에 들어올 리가 없다……
중년 여자 「안녕, 아가씨」
여성의 목소리다. 굵고 그러면서도 부드럽다. 눈을 돌리자, 풍채가 좋은 중년 여성의 모습이 보였다.
중년 여자 「정말, 하늘이 도왔구나」
아무래도 릴리아는 침대 위에 눕혀 있던 모양이다.
릴리아 「저…… 어째서……」
중년 여자 「이러고 저러고 자시고」
팔짱을 끼고 요란하게 숨을 뱉는다.
중년 여자 「기계인형이 너를 데리고 왔어」
릴리아 「어……?」
중년 여자 「게다가 황국산이야. 도대체 어디에서 영내로 들어온 건지. 이쪽이 허둥대는 사이에 어디론가 가버렸지만……」
이야기가 전혀 종잡을 수 없다. 기계인형이? 나를?
중년 여자 「너, 알타리아에 잠입하려고 했어? 정말 무리했네…… 사살당해도 불평 못 해. 다리만으로 끝나서 다행이었지…… 의사 도착이 앞으로 조금 늦었더라면 어떻게 됐을지……」
릴리아 「아, 저…… 여기는…… 도대체……?」
중년 여자 「……아,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여기는 명실상부 로벨리아 영내야. 뭐, 숲을 넘으면 그곳은 적국이지만……」
릴리아 「………아아……」
중년 여자 「허브티라도 마련할 테니, 기다리고 있어」
그렇게 말하고 떠난다.
그저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자 어디선가 달콤한 향기가 감돈다. 조금씩 몸의 감각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문득 오른손에 무언가 감각이 있었다. 계속 꼭 쥐고 있던 주먹 속에 어떤 단단한 게 있다.
릴리아 「……이건……」
살며시 눈앞으로 가져와 손을 편다.
그것은 한 닢 실링 동전이었다.
그런 목소리가, 똑똑히 되살아난다.
깨달았을 땐 릴리아는 뚝뚝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릴리아 「하이자쿠라………」
꼬옥 품에 껴안는다.
따스해서, 생명의 등불처럼 따뜻했다.
릴리아 「흑……크흑……흐……아아아아아아아~……」
주르륵,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 * *
병사 「토오마 박사님, 이쪽입니다」
병사의 뒤를 따라 나는 쥐색의 비좁은 통로를 나아간다. 국경선 요새 정도가 되면 통로 하나도 몹시 복잡해서 안내 없이는 순식간에 미아가 될 것이다.
나기 「미안하지만, 그 박사라는 호칭은 그만두지 않을래?」
병사 「예?」
나기 「할아버지와 헷갈리거든」
이제 괜찮을 것 같아 군모를 벗는다. 앞머리가 산뜻하게 흔들렸다. 군 시설 내에선 풍기를 유지할 것…… 혈기 왕성한 사관이 발견하면 번거롭게 설교하겠지만, 여기라면 이제 괜찮겠지.
병사 「하지만, 그 밖에 뭐라고…… 기술대위, 라는 호칭으로 괜찮습니까?」
나기 「나기 씨, 로 괜찮아. 나는 민간에서 징용된 단순한 인형사니까」
병사 「아니, 하지만 그렇게 할 수는……」
그렇게 병사를 곤란하게 만들고 있자, 이윽고 작은 영창에 도착한다.
거기에 한 대의 자율인형이 오도카니 걸터앉아 있다. 연분홍색 머리에 유리색 눈동자.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다…….
나기 「여어, 마중 왔어」
나기 「외로웠지」
이쪽을 눈치채자 활짝 얼굴이 밝아진다. 껑충 뛰어오르듯 다가온다.
나기 「내 시작품 인형이 폐를 끼쳤네」
병사 「아뇨, 조기에 발견한 게 다행이었습니다. 국경 부근은 무엇이 일어날지 모르니까요」
나기 「……요전에도, 기계인형이 폭주했다며?」
병사 「네, 그렇습니다. 마침 이 시작품 인형을 발견했을 때군요. 명령을 받지 않게 돼선…… 꼬박 이틀 실종됐습니다」
나기 「무사히 발견했고?」
병사 「로벨리아 영내 부근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기사의 진단으로는 무언가 공격 명령이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지만……」
나기 「나중에 확인해 보도록 하지, 자네의 상관…… 어, 누구였더라. 어쨌든 보고해 주지 않을래?」
병사 「알겠습니다」
발꿈치를 차며 경례한다.
나기 「그럼 갈까」
살며시 그녀의 등을 누르며 그 자리를 떠났다.
* * *
나기 「소녀 가극단에서 도난당한 인형, 무사히 회수된 것 같아. 요즘 그런 인형은 드물거든. 언젠가 극단이 재개되면, 다시 노랫소리를 냈으면 해……」
내 조금 뒤를 하이자쿠라는 들뜬 발걸음으로 걷고 있다.
이야기를 듣는 건지 아닌지, 요새 안이 신기한 듯 여기저기 시선이 방황하고 있었다.
나기 「하이자쿠라」
나기 「기계인형을 조종한 것은, 너지?」
나기 「지휘권을 빼앗아……조작했지?」
지금 처음 알았다고 하듯이 손뼉을 탁 친다.
나기 「황군이 다루는 기계인형을 마음대로 조종하면 안 돼. 기록이 남으니까…… 나중에 지우는 것도 몹시 힘들단다」
나기 「화내지 않아, 네가 그렇게 하고 싶었지?」
나기 「좋아. 돌아가면 조율하자」
걸으면서 작게 한숨을 쉰다. 그녀가 알아채지 못하도록.
군용 기계인형의 지휘권을 강제로 빼앗고 제멋대로 조종한다. 그런 곡예를 가르친 기억은 없다. 그러나 하이자쿠라는 이를 마치 당연한 일처럼 하고 말았다. 그것은 분명 그녀가 가진 기억에 의해서가 아니라, 훨씬 더 옛날…… 논리기관 매우 깊은 곳에 있는, 절규 같은 기억. 제대로 지웠다고 생각했지만 그리 쉬운 일처럼 되진 않는가 보다.
나기 「잠시 다시 자게 될 것 같아」
나기 「그래, 괜찮아. 다음 깨어났을 때는…… 더 멋진 세상이 되어 있으니까」
실패다, 이번에도.
그러니 다시 뜯어고쳐야 한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초기화해서.
나기 「왜 그래?」
잠시 걸음을 옮긴다.
하이자쿠라는 따라오지 않았다. 멈춰 서서, 불안한 눈동자를 향하고 있다.
나기는 가슴이 조여드는 듯한 기분이었다.
깨달았을 땐, 유리색의 둥근 눈동자를 외면하고 있었다.
나기 「……미안해」
그렇게 짜내는 것이 고작이었다.
나기 「가자」
천천히 부츠를 땐다.
하이자쿠라는 더 이상 뭔가를 말하는 일 없이, 뒤쫓아왔다.
문득 시가 들린다.
그것은 어쩌면 과거에는 노래였을지도 모른다.
소중한 마음, 그것만은 잊지 않으려는 듯이……
하이자쿠라는 다만 그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