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도 제6구──
전쟁보다 이전부터 황도의 환락가로 성장해 온 구획.
다양한 색으로 빛나는 네온이 밤인데도 불구하고 대로를 낮보다 밝고 고혹적으로 비추고 있다.
전쟁 말기엔 공습 대비로 불빛을 차단한 탓에 완전히 쇠퇴했다고 하지만, 최근 수년 사이 왕년의 번화함을 되찾고 있었다.
우사미 「거리와 안 어울리네……」
눈부신 네온에 압도된 우리를 어른들이 희끗희끗 보며 지나간다.
하이자쿠라 「오오~……오~~……」
하이자쿠라는 나와 다른 의미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하이자쿠라 「우사 씨 대단해요! 마치 축제 같은 거리예요! 여긴 굉장히 즐거운 곳일까요?」
거리 분위기에 흥분한 듯 배낭 연돌에서 증기를 조금씩 뿜고 있다.
하이자쿠라 「그래서 여기는 어떤 곳일까요?」
우사미 「어디 보자~……어른이 즐겁게 술을 마시는~……장소라고 할까……?」
어디까지 말하면 좋을지 몰라 모호한 표현이 되고 만다.
우사미 「일단 카라스바 씨가 있는 곳으로 가자. 오쿠노미야 씨에게 받은 지도에 따르면 이 앞 모퉁이를 돌면 있는 곳이야」
하이자쿠라 「네!」
잔뜩 취해 달아오른 사람들 사이를 빠져나간다.
이따금 하이자쿠라를 보고, 인형임을 알아차리고 거리를 두는 사람도 있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서글픈 기분이 든다.
하지만 다행히도 바로 그 본인은 거리에 걸린 네온에 열중하느냐 그런 시선도 눈치채지 못한 것이었다.
그리고──
우사미 「여기……일까」
지도에 표시된 장소에는 유달리 화려한 네온으로 장식된 가게가 있었다.
「카바레 La-Bit's」라고 쓰인 간판과 가게 앞에는 개장을 축하하는 호접란 화분이 여럿 놓여 있다.
우사미 「……어라? 흑묘정에서도 꽃을 보냈어?」
『찻집 흑묘정 일동』이라는 팻말이 하얀 호접란 화분에 걸려 있었다.
하이자쿠라 「무슨 가게일까요?」
우사미 「어른들이 쇼를 보며 즐겁게 술을 마시는 가게야」
하이자쿠라 「참 근사한 곳이네요」
다시 하이자쿠라가 눈을 반짝이고 있었지만 무언가를 눈치채고 내 옷소매를 잡아당긴다.
하이자쿠라 「우사 씨, 이 가게 아직 개업하지 않은 것 같아요」
우사미 「어라? 정말이네」
문에 붙어 있는 벽보를 바라본다.
아무래도 신장 개점인 모양으로 영업은 모레부터다.
우사미 「곤란하네. 정말로 여기가 맞나……?」
오쿠노미야 씨에게 받은 흑묘정 열쇠를 주머니에서 꺼내 바라본다.
하이자쿠라 「실례합니다~」
우사미 「어?!」
어느새 하이자쿠라가 카바레 문 앞에서 노크하고 있었다.
하이자쿠라 「카라스바 씨는 계신가요ー!」
우사미 「와앗, 하이자쿠라, 그럼 안 돼」
하이자쿠라 「하지만, 카라스바 씨가 이 안에 있을까 해서……」
우사미 「과연 어떨까……?」
하이자쿠라를 문 앞에서 물러나게 하자 타이밍을 맞춘 것처럼 문이 열렸다.
지배인 「성미가 급하네. 개점하고 나면 다시 와」
열린 문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대담하게 가슴이 드러난 드레스를 입은 장년 여성.
화려한 화장으로 이목구비를 또렷하게 그린 탓인지 시선에 압력이 있었다.
지배인 「어라? 너는……」
우사미 「죄, 죄송합니다. 흑묘정 사람입니다. 저기……」
하이자쿠라 「처, 처음 뵙겠습니다. 하이자쿠라라고 해요. 카라스바 씨와 함께 흑묘정에서 일하고 있어요. 아직 신참이지만 잘 부탁드려요」
우사미 「카라스바가 찾아뵈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녀의 분실물을 전해 주러 왔습니다……」
정중히 고개를 숙이자, 하이자쿠라도 나를 따라 고개를 숙인다.
여성이 나와 하이자쿠라를 확인하듯 지그시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살핀다.
지배인 「흐~음…… 너 흑묘정의 신인이니? 뭐 됐어, 들어와」
우사미 「네? 아뇨. 저희는 카라스바 씨에게 열쇠만 건네주면……」
지배인 「지금 활약해주고 있어. 자, 보고 가」
* * *
가게 안은 외관의 화려함에 비해 너무나 조용했다.
벨벳으로 만든 고급 소파는 낙낙한 넓이가 있어서, 앉아 있으면 정말 사치스러운 기분이 든다.
두꺼운 상판 테이블 위에는 비싸 보이는 술병과 얼음을 수북이 담은 얼음바구니, 모둠 과일이 늘어서 있다.
수많은 간접조명이 통로 옆이나 벽면에서 비치며 거울로 구성된 벽과 천장에 반사되어 어딘가 환상적인 내부를 연출했다.
다만 천장에 매달린 호화로운 샹들리에는 꺼져 있어 플로어 전체가 어스레하다.
마치 다른 세계를 헤매는 기분이 드는 장소였다.
하이자쿠라 「상당히 조용한 장소네요……」
우사미 「카바레라면 더 북적이는 장소를 생각했는데……」
나도 불안한 마음에 플로어를 둘러본다.
지배인 「자, 특별히 쇼를 보고 가. 누구보다 빨리 말이지」
여성의 말을 신호로 삼은 것처럼 천장에서 여러 대의 스포트라이트가 플로어를 비췄다.
그곳에는 낯익은 인물이 서 있었다.
팡 소리를 내며 가슴 앞에 양손을 모은다.
머리에 단 토끼 귀가 팔짝하고 흔들렸다.
그러자, 무대 뒤편에서 바니걸을 입은 쇼걸이 두 팔을 벌리며 여섯 명 정도가 등장한다.
쇼걸 「네, 선생님!」
카라스바 씨가 마이크를 잡고 외치자 바니걸 차림의 쇼걸이 같은 대사를 복창한다.
카라스바 씨가 공손하게 고개를 숙인다.
이어 쇼걸들도 우아하게 인사한다.
잠시 그 자세를 유지하고 나서 이윽고 카라스바 씨는 구부리고 있던 허리를 펴고 의연한 자세로 고개를 들었다.
하이자쿠라 「응뮤!?」
우사미 「어??」
카라스바 씨가 돌변했다!
들어본 적 없는 밝고 활기찬 목소리로 미러볼을 향해 손가락을 치켜든다.
하이자쿠라·우사미 「누구!?」」
경쾌한 음악과 현기증이 날 듯한 라이트의 점멸.
그 안에서 관람하는 손님들을 즐겁게 하는 댄스 쇼.
쇼걸들을 통솔하며 격려하고 있다.
하이자쿠라 「카……카라스바 씨이……」
무대에서 활짝 웃으며 춤추는 카라스바 씨를 앞에 두고 쇼를 즐길 처지가 아니었다.
우사미 「저기, 카라스바 씨는 뭘……」
지배인 「전쟁 전에는 사람이 인형에게 댄스를 가르쳤는데…… 역전해 버릴 줄이야」
그런 우리 곁에 조금 전의 여성이 앉아 있었다.
그녀가 이 카바레의 지배인이라고 한다.
지배인 「옛날에는, 인간과 기계인형이 함께 쇼를 했었어」
우사미 「그건……들은 적이 있어요」
지배인 「하지만, 전쟁이 계속되면서 어느새 인형은 전쟁 도구가 되어 버리고……이는 전쟁이 끝나도 변함없었어. 인형이 폭주하는 사건도 일어났고……」
하이자쿠라 「………그렇, 군요」
지배인 「그래, 인형들에게 향하는 비난은 지금도 거센 채야」
하이자쿠라는 이상하단 듯 표정을 짓고 있지만 유명한 이야기다.
흑묘정이 몹시 근심하는 이유도 그러한 편견이 계속 남아 있는 탓이다.
하이자쿠라 「그렇지만, 흑묘정에 몇 번씩 오시는 손님도 있어요! 인형인 저희를 그리워하는 분도……!」
지배인 「그래, 나도 마찬가지야. 인형과 인간이 즐겁게 지내던 때를 기억하고 있으니까」
하이자쿠라 「아……」
하이자쿠라 「하지만………… 그러면, 어째서 카라스바 씨가 카바레 쇼를 가르치고 있는 걸까요……?」
내가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을 선뜻 묻는다.
이럴 때, 하이자쿠라가 가진 솔직함이 부러워진다.
지배인 「언제였을까, 그 애가 내 제자로 들어와서」
하이자쿠라 「엇!?」
지배인 「손님을 즐겁게 하는 방법을 하나부터 배우고 싶다고 해서 말이지. 조금 가게 느낌이 다르지 않나 생각했는데, 이것도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착실히 가르쳤지」
우사미 「그, 그래서 저렇게 춤출 수 있군요……」
지배인 「내가 말한 것을 전부 지키고 있어. 저렇게 우수한 학생은 없지」
우사미 「그건 역시, 인형이라서 그런 걸까요……」
지배인 「카바레 "La-Bit's"에 있는 쇼걸은 모두 신인뿐. 나도, 이제 나이를 꽤 먹었잖아. 그러니 우수한 제자에게 가르침을 부탁한 거야」
내가 탄식하고 있는 사이에 쇼는 종반으로 접어들었다
지배인 「카라스바는, 이제 와서 춤추기 부끄러웠던 모양이지만…… 하지만, 스테이지에 오르면 보는 그대로야」
무대에서는 마지막을 장식하는 포즈를, 모두가 웃는 얼굴로 취한다.
일사불란하게 아름다운──……
우사미 「힉……」
모두가 웃는 얼굴로 포즈를 취하고 있던 사이――
마찬가지로 웃고 있던 카라스바 씨의 눈이 우리를 포착하고 있었다.
웃는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눈동자에 형언할 수 없는 네거티브를 담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