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미 「그그그, 그만해 주세요! ……저는……」
우사미 「흑묘정 주방원이에요!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어서 가져왔을 뿐이고! ……다른 의도는, 다른 의도는 없어요……!」
우사미 「……어라?」
필사적으로 해명한다.
잠시 침묵을 느끼자 배후에 있던 살의가 사라졌다.
우사미 「어디에……」
또 다시 연기처럼 사라져 있었다.
우사미 「힉」
싶더니 방구석에 재빠르게 이동해 있었다.
손에는 파운드 케이크를 올린 접시를 쥐고 능숙하게 나이프로 찔러 입으로 옮긴다.
우사미 「저, 저는 우사미예요! 저, 당신은……?」
하이자쿠라보다 훨씬 어른스러운 표정으로 장난스러운 미소를 보인다. 푹 하고 연돌에서 달콤한 향기가 나는 증기를 내뿜고 있었다.
* * *
하이자쿠라를 염려해서 내 방으로 이동한다.
은발의 인형은 의자에 늘씬한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우아하게 홍차까지 마시고 있다. 내가 준비한 거지만.
우사미 「이제, 석 달일까요. 겨우 익숙해졌네요」
힐끗 진홍색 시선을 받는다.
우사미 「집적대다니……」
우사미 「하, 하지 않아요!」
우사미 「뭐, 하이자쿠라는 귀엽지만」
우사미 「그런 의미가 아니고요……!」
감정적인 레첼 씨에게 온갖 말을 다 하여 변명한다.
우사미 「그건 그렇고……레첼 씨와 하이자쿠라는 어떤 관계인가요?」
나는, 이전부터 안고 있던 의문을 입에 담는다.
레첼 씨는 순간 그리운 듯이 눈을 가늘게 뜨고, 추억 이야기를 꺼냈다.
우사미 「버려진 아이?」
우사미 「그건…… 들었어요. 로벨리아에서 만들었다고. 그 포로가 됐다…… 그런 건가요?」
우사미 「실패작……」
우사미 「실험용 인형이었다는 말일까요」
훌쩍훌쩍하고, 과장을 섞어 슬퍼 보이는 몸짓을 취한다. 반쯤 익살을 떨고 있지만.
우사미 「멋대로?」
우사미 「로벨리아에 귀향했었죠」
우사미 「과연, 과연. 사정은 납득이 갔어요」
차가운 나이프를 들이댔을 때는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싶었지만.
그녀 나름대로, 그런 동기와 생각을 확실히 가진 모양이다.
우사미 「그럼 오늘은 하룻밤 묵고 가실래요?」
우사미 「하이자쿠라가 일어나면 만나고 싶죠? 다른 모두도……」
우사미 「네?」
우사미 「그럼 내일 다시?」
우사미 「레첼 씨?」
휙 발길을 돌리고 창문을 열어젖힌다.
그리고 만난 때처럼 고양이 같은 유연함으로 소리 하나 내지 않고 방을 나갔다.
우사미 「……굳이 창문으로 출입하지 않아도 되는데」
* * *
하이자쿠라 『우사 씨, 우사 씨, 큰일이에요!』
다음날 아침 흑묘정.
자기 방에서 준비를 갖추고 있자 쿵쿵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우사미 「어쩐 일이야, 하이자쿠라?」
조리복 옷깃을 여미고 반긴다.
거기에는 작게 폴짝폴짝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이 있다.
하이자쿠라 「이걸 봐주세요!」
그 손에는 새하얀 접시.
우사미 「접시네」
하이자쿠라 「접시예요! 아뇨, 지금은 접시지만~!」
뺨에 케이크 부스러기를 묻힌 채 열변한다.
하이자쿠라 「제가 깨어났을 때 머리맡에 파운드 케이크가 있었어요! 검은콩이 들어가 쫄깃하고 푹신푹신해서 정말 맛있었어요……!」
우사미 「벌써 먹어 치웠구나」
하이자쿠라 「맞아요! 저, 우사 씨가 있는 곳에도 놓여 있었나요?」
우사미 「놓여 있진 않았지만 그래도 맛있게 맛봤어. 기뻐해 줘서 다행이야」
하이자쿠라 「뮤?」
* * *
하이자쿠라 「파운드 케이크, 우사 씨가 만들었군요」
둘이서 주방으로 온다.
하이자쿠라는 접시를 꼼꼼히 닦으며 이해했다는 표정을 짓는다.
우사미 「맞아. 맛있게 돼서 가져갔는데, 자고 있었으니까」
하이자쿠라 「죄송해요, 상대해 드리지 못해서……」
우사미 「괜찮아, 재밌는 만남도 있었고」
하이자쿠라 「만남?」
우사미 「사실은, 레첼과 만났거든」
하이자쿠라 「레첼 씨……」
그 말을 듣고 한순간 골똘히 생각하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우사미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제대로 말하면 알아주는 사람이었어. 파운드 케이크도 먹어주었거든. 맛있다고도 했고 게다가……」
하이자쿠라 「그렇군요, 그렇군요」
내가 하는 말을 하이자쿠라는 생긋 웃으며 듣는다.
하이자쿠라 「레첼 씨는 우사 씨의 친구일까요?」
우사미 「어?」
하이자쿠라 「아, 틀렸나요? 그럼, 일 동료라던가……」
우사미 「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레첼이야. 기억나지 않아?」
하이자쿠라 「뮤뮤뮤, 어디선가 뵌 적이 있었나요…… 죄송해요,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죄송한 듯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카라스바 「하이자쿠라, 플로어를 거들어 줄래?」
하이자쿠라 「네, 알겠어요!」
카라스바에게 불려 주방을 나간다.
카라스바 「우사 씨, 파운드 케이크 맛있었어. 그거라면 가게에 내놓아도……… 우사 씨?」
나는 하이자쿠라의 한마디에 굳어진 채였다.
의아한 눈길을 받는다.
우사미 「……저, 카라스바 씨」
카라스바 「왜 그래?」
이상하게 바라보는 카라스바 씨에게, 나는 과감하게 묻는다.
우사미 「레첼 씨와 연락을……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