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흑묘정이 문을 열기 조금 전의 일.
카라스바에게, 처음으로 그 이름이 주어진 이야기――.
* * *
별이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그것은 후드득 덧없는 음색이다. 마치 삼종이에 알록달록한 별사탕이 쏟아지는 듯한, 쓸쓸한 경치. 마지막 순간이란 이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늘을 가득 메운 유성우, 아니 저것은 유도탄이다. 십자 날개가 불길하게 펼쳐지며, 액체 연료가 비명과 함께 연기를 뿜는다. 이윽고 모든 것이 하얀빛에 휩싸인다. 그곳은 아무 소리도, 색도 없는 세계――.
* * *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나는 눈을 떴다.
주위는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눈동자에 강렬한 빛이 그대로 새겨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쌓인 눈에서 반사된 빛이라고 안 것은, 잠시 뒤였다.
작업대 위에 뉘어 있었다. 정성껏 담요까지 덮여 있었다.
천천히 부위별로 동작을 확인하면서 몸을 일으킨다. 일어나려다 팔다리가 부서져도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경계한 것과 다르게, 부츠는 쉽게 바닥을 디뎠다. 나무 바닥이 미약하게 삐걱거리는 소리를 낸다. 귀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 같다.
살며시 창가에 선다. 새벽인지, 하늘이 은색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이따금 전나무에 쌓인 눈이 솨르르 떨어지는가 하면, 나뭇가지가 휘었다가 튕기며 우르르 떨어진다. 아까 들은 소리는 이거였구나 하고 이해한다.
??「안녕, 카라스바」
목소리가 들린다. 위화감을 느끼면서, 천천히 그쪽을 바라본다.
사관「상태는 어때」
단정한 얼굴의 사관이, 장난기가 담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눈꺼풀까지 걸리는 긴 머리. 날씬한 체구를 덮은 옅은 먹색 군복. 손에는 도금된 비커.
사관「자자, 잠에서 깼으면 땅콩 기름이라도 마셔. 특별히 농후하게 준비했으니 말이야」
반쯤 억지로 받은 연료를 빨대로 천천히 삼킨다.
사관「괜찮아, 네 몸은 완전히 고쳐졌어. 383연대는 힘들었겠지…… 지금은 천천히 쉬어……」
사관「왜? 카라스바」
낮은 목소리를 발성한다. 계속 안고 있던 위화감을 입에 담을 수밖에 없었다.
사관「응, 그게 말이지」
내 지적에 어깨를 으쓱거린다.
사관「가능한 만큼 네 몸에 맞는 부품을 찾아봤지만, 아무리 해도 복원할 수 없어서 말이야. 뭐, 한번 봐봐」
가슴에서 작은 손거울을 꺼내 슬며시 내민다.
검다. 마치 까마귀처럼. 다소 푸른 기를 띤 윤이 나는 흑발. 예전 모습과는 전혀 닮지 않았다…….
사관「말하자면 너는 다시 태어난 거야. 그래서 이름도 바꾸는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해서 꽤 고민했는데, 드디어 생각났어」
이쪽의 기분은 전혀 모르고 혼자 끄덕이고 있다.
사관「카라스바라는 이름이 어떨까?」
진정 만족한 얼굴로……내가 정말 만족스러워 할 것이라고 확신하듯, 자신만만하게 웃는다…….
사관「어?」
사관「아니, 그래도 내가 고쳤지만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데!? 물자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잘도 이런 아름다운 인형을 만들어냈구나 하고……! 이전에는 깡말랐는데 가슴도 꽤 풍만해졌고……!」
사관「이 가슴 사이즈라면 로벨리아에 뒤처지는 경우도 없겠지」
사관「다리도 이렇게, 매우 건강해 보이는 라인이 됐고」
사관「어느 시대나 여성스러움이란 근사한 거야」
사관「아, 그러고 보니 말하지 않았네」
툭툭, 하고 나……카라스바의 어깨를 두드리며 그 사람은 웃었다…….
사관「나는 토오마 나기. 인형사야, 지금은 군속이라……뭐, 기술사관을 맡고 있달까. 이 휴양소에 있을 동안은 네 마스터인 셈이야」
사관「너를 수리하는 게 내 역할이야. 잘 부탁해, 카라스바」
어딘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찡긋 한쪽 눈을 깜빡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