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몇 번째 한숨일까.
빗자루를 한 손에 쥐고 노후화된 나무 바닥을 모조리 쓸고 있었다. 대륙은 실내에서 신발을 벗지 않는다. 동방인이라면 누구나 처음은 당황할 풍습이다. 그건 분명 이 추위 때문이겠지만, 청소부에게 끼칠 수고도 좀 생각해주면 좋겠다.
자신의 모습을 바라본다. 머리색에 맞춰 장만했을 짙은 감색 기모노, 풀이 빳빳한 선 순백의 앞치마. 일찍이 입었던 군복과는 어느 것도 닮지 않았다.
창밖은 설경. 멀리는 아득한 수평선이 보인다. 예전 카라스바가 있던 알타리아 서남부 전선에서 북쪽으로 백 킬로하고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헬레나 제도로 알려진 해안의 작은 섬이다. 군이 빈집을 빌려 휴양소로 사용한다는 것 같다.
나기「지금 돌아왔어」
가벼이 문이 열리고, 그 사람이 말끔한 얼굴을 보인다.
나기「다녀왔어, 카라스바」
이름으로 불리는 것에 아직 위화감이 있다. 아니, 위화감밖에 없다.
하지만 나는 자율인형(오토마타)이다.
내심 얼마나 불평불만이 있더라도 명령에는 복종해야 한다.
그러니까, 그렇게 불렀다.
마스터는 인형의 소유자이다. 그와 동시에, 명령권을 가진 단 한 사람이다. 자율인형은 마스터의 뜻대로, 그 명령을 실행하는 것이 소임이다……설령 그것이 굉장히 위험한 일이더라도.
인형이란 그런 것이다.
나기「나기 씨, 로 좋아」
나기「별로 좋아하지 않거든, 그 호칭」
나기「왠지 너무 딱딱해서 말이야」
나기 「그럴 리가」
어떻게 종잡을 수가 없다. 어깨를 으쓱하고는 코트를 벗어 옷걸이에 건다.
뒤따르다가, 퍼뜩 정신이 들었다.
청소한 직후인 바닥에, 이곳저곳 검은 발자국이 이어져 있었다.
나기「오늘은 따뜻하니까 말이야, 눈이 조금 녹았더라고. 카라스바도 조금 외출하는 게 어때?」
나기 「아, 그건 미안해. 분명 이쪽에 브러시가 있었는데……」
나기 「없네……침실에 있나?」
* * *
벌써 몇 번째인지도 모를 한숨을 내쉰다.
마당에 작업대를 꺼내 부츠에 묻은 오염을 제거한다. 제대로 솔질을 하고 자투리 천으로 습기를 닦아낸다. 나중에 꼭 세워서 말려두어야 한다.
나기「잘하네」
정신을 차리자 옆에 마스터가 서 있었다
나기「하나 어때?」
작은 가죽 꾸러미를 풀자 거기에는 작고 빨간 열매가 가득 들어 있었다.
나기「로즈힙이야. 농부에게 샀어. 이건 눈 속에서도 열매를 맺는다고 해. 허브 티로 복용해도 좋고, 그대로 먹어도 맛있다는 모양이야」
나기「기름도 풍부하고, 조금이라면 괜찮아」
나기「아쉽네. 피부에도 좋다는데……오, 생각보다 맛있네」
혼자 빨간 열매를 입에 가득 넣고는, 우물우물 먹는다.
나기「뭘?」
나기「기분 전환으로 괜찮잖아?」
나기「가져오기 전에, 산산조각으로 파괴됐지만」
나기「그래서, 결국 내게 수리하는 차례가 돌아온 셈이지」
나기「아니, 아직 전부 고쳐지지 않았어」
나기「꽤나, 무리를 한 것 같은데」
나기「카자 전투는 원래부터 무리였거든. 기계 인형 1200구에 자율인형은 단 한 명. 게다가 제대로 된 인형사도 없었잖아?」
나기「너는……너희들은 잘 했어」
나기「안 돼」
나기「망가졌기 때문이야」
나기는 카라스바를 가엾게 여기듯, 가볍게 관자놀이 부근을 쓰다듬었다. 가늘고 긴 손가락이었다.
나기「너를 고치려면 시간이 더 걸려. 딱히 집안일을 맡아 봉사하기를 원하는 건 아니야. 나는 다만, 조금 쉬면 좋겠어. 나와 마찬가지로 말이야」
나기「휴가 중이거든. 그래도, 한가롭게 있는 건 성미에 맞지 않아서 말이지」
나기「그런 셈이야, 그렇지 않았다면 군 창고에 잠든 채였을 거니까」
그 말은 심심풀이로 고쳤다는 뜻일까.
내버려 뒀다면, 그대로 고철이 되어 계속 잠들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상당히 상태도 나빴을 것이다.
나기「잠시 좋아하는 걸 하면 돼」
로즈힙을 넣었던 가죽 꾸러미를 살며시 쥐여 주고는, 나기는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