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 난로 위에서 법랑 냄비가 달그락달그락 소리를 낸다.
점심이 되기까지의 시간 사이, 카라스바는 거실에서 신문을 훑어보고 있었다. 황군의 서남부 전선 후퇴가 실려 있었다. 용맹한 문체로 쓰여 있었지만, 곤경에 빠진 것은 분명했다. 가슴이 조마조마해지는 것을 꾹 참았다. 마음이 진정되지 않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 애초에 신문 날짜는 한 달 전이므로 상황은 다시 변했을 것이다.
그래도 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수리가 끝나면 언제든지 복귀할 수 있도록. 인간과 마찬가지로, 인형의 기능은 사용하지 않으면 감을 잃어 가니까.
자신에게 타이르듯 그렇게 중얼거린다.
구태여 지나치게 정성껏 가사를 맡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나기 『너를 고치려면 시간이 더 걸려. 딱히 집안일을 맡아 봉사하기를 원하는 건 아니야. 나는 다만, 조금 쉬면 좋겠어』
그래, 마스터는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따지고 보면, 정식으로 메이드로서 섬기도록 명령을 받은 것도 아니다.
다만, 인형으로서 할 일이 없는 것을 견딜 수 없어서 가사를 맡았을 뿐이다.
결의를 담듯, 벌떡 일어선다.
나기「후아아~~~~암~~」
그런 의지와는 정반대로, 무척이나 얼빠진 목소리가 들렸다.
나기「잘 잤어? 카라스바……」
나기「응?」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본다.
나기「아, 잠깐 인형 부품을 만지느냐고, 그만 그대로……」
나기「어라, 듣고 보니까」
팔꿈치 근처에 치덕치덕, 시꺼먼 기름이 스며들어 있었다.
나기「이런 갑갑한 옷, 몇 벌이나 가질 필요 없어」
나기 「오토메 짱과 만나는 것도 오랜만이네」
나기 「……안 돼?」
나기 「워, 워, 잠깐……!」
* * *
또 한숨을 내쉰다.
난로 앞. 밧줄에 매단 군복이 마르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쓸데없이 세탁에 시간을 잡아먹었다.
생각해 보면 여기에 와서는 줄곧, 이런 식으로 가사에 쫓기는 것 같다.
너무 생활 능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그만, 인형으로서 챙겨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 버린다.
나기「어~이, 카라스바」
불쑥 하고 옆 방에서 얼굴만 내민다. 지금은 속옷 차림일 것이다.
나기「미안하지만 마을에서 짐을 받아와 줄래?」
나기「항상 내가 가지만, 공교롭게도 옷이 세탁 중이라……」
나기 「장소는 메모해 두었으니까」
나기「부탁이야, 부탁」
일어나서 메모를 받는다.
나기「왜?」
나기「지금은, 그걸 잊는 게 좋지 않을까?」
나기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
나기 「모두를 도울 수 있는, 그런 인형이 되면 좋을 거야」
마스터가 한 그 말은, 정말 의미를 종잡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