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기「다녀왔어, 늦어서 미안해」
완전히 날이 저물었을 무렵, 어딘가 태평스러운 얼굴로 귀가했다.
신발 브러시를 손에 들고, 그 앞을 가로막는다.
녹다 남은 눈 위를 걸은 부츠는, 온통 진흙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다짜고짜 실내화부터 밀어붙인다. 반강제로 부츠를 벗겨낸다.
나기「그것도 그렇네, 조심해야지……어라?」
킁킁하고 냄새를 맡는다.
나기「이 냄새는, 파테야?」
나기「받아서?」
낮에 찾아온 손님을 간단히 설명한다.
나기「음음」
마스터는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정말 기뻐하는 얼굴이었다.
나기「즐거운 하루였나 보네」
나기「오토메 짱은 이미 와 있어?」
나기「배편이 결항했을지도 모르겠네. 좋아, 느긋하게 기다리자」
코트를 맡는다. 마스터는 가늘고 날씬하다. 식성이 좋아 희한했지만, 본인이 말하길 그런 체질이라고 한다.
나기「자, 같이 파테를 먹을까?」
나기「뭐, 그런 말 말고」
그렇게 대화를 주고받던 도중, 갑자기 노크가 울린다.
황급히 문을 연다.
내리기 시작한 눈이, 슬그머니 실내로 날아들었다.
「실례」
그곳에 있는 것은, 눈처럼 하얀 소녀 인형이었다.
거의 검은 색에 가깝게 짙은 감색의 군복과 망토가, 눈처럼 흰 머리와 한 쌍을 이룬다. 보란 듯이 가슴을 장식한 금물.
유키하「보병 제424연대, 전투인형 유키하다.」
일체의 흠잡을 수 없는 세련된 동작으로, 소녀 인형은 가볍게 경례한다.
늘 하던 대로 자세를 취하며 경례하려 했지만, 도무지 할 수가 없었다.
정말 얼빠진 대답을 들려줄 수밖에 없었다.
유키하「토오마 나기 기술 대위님은 이곳에 머무르십니까?」
유키하「오쿠노미야 소령님, 이 저택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휙 돌아서서, 어둠 속을 향해 외친다.
오토메「아아, 고맙군」
자세히 보니 그곳에는 군용차가 세워져 있었다. 군모를 깊이 눌러쓴 한 장교가 내려선다.
기품 있는 모습의 군인이었다. 늘씬한 키에 늠름한 몸가짐, 정성스럽게 정리된 갈색빛이 도는 머리 뒤로 긴 목덜미가 보였다. 희미하게 칠해진 화장, 립스틱의 자주색이 품위를 더했다.
오토메「오쿠노미야 오토메다」
종군할 무렵이라면 몰라도, 이 경우 어떻게 응대하는 게 옳은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안에 들여야겠다고 안절부절못하고 있자…….
나기「오토메 짱, 잘 와 주었어!」
안에서 활짝 웃으며 마스터가 나타났다.
나기「추웠겠다, 자, 안으로 들어와. 아아, 손도 이렇게 차가워서는……」
무척이나 친근하게 어깨동무를 하고서, 단숨에 실내로 안내한다.
나기「아 참, 부츠는 여기서 벗어 줘. 안 그러면 카라스바가 할 일이 늘어나 버리니까.……」
유키하「토오마 대위, 상관에게 그 태도는……!」
오토메「신경 쓰지 마, 언제나 이렇다」
나기「카라스바가 솜씨를 발휘해서 파테를 만들어 줬어. 같이 먹을래? 유키하라고 했지, 너도 함께 어때?」
유키하「……인형에게 식사는 불필요하다」
나기「뭐뭐, 그렇게 말하지 말고」
이번에는 유키하의 손을 잡아당겨서 반강제로 불러들인다.
* * *
오토메「대본영은 서남부 전선을 유지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빨리 전대를 전진시키면 되고, 키누카 요새가 있는 한 통솔은 어떻게든 된다. 하지만 그러면 책임 문제로 번지기 때문에 결단을 미루고 있지. 하지만, 이대로 두면 지금 머무는 부대는 어떻게 되지.……?」
식탁에 둘러앉아, 오쿠노미야 소령은 군 정세와 본국의 상황을 도도히 말하고 있었다.
카라스바는 옆에 대기하면서 두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중 들으면 안 될 것 같은 이야기도 있었지만, 유키하는 눈을 감고 모른 체하고 있어 그 행동을 따라 했다.
나기「과연, 이야기는 잘 알겠어」
음음 하고 생글거리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나기「그것보다, 카라스바를 봐주지 않을래? 그녀, 이 정도까지 고쳤어. 이제 조금만 더하면 완전 복구야」
오토메「……너는 여전히 인형뿐이구나」
그런 응대가 익숙한 듯 쓴웃음을 짓는다. 이 두 사람은 꽤 오래 사귄 것 같다.
오토메「모처럼의 휴가를, 이런 벽지에서……인형을 만지작거리며 보낼 필요는 없을 텐데」
나기「최고의 휴식이야」
오토메「가끔은 본국으로 돌아가는 게 어때」
나기「됐어, 할아버지도 없고……아, 와인 한 병 더 열까?」
나기「이런 건 호스트가 하는 일이야. 두 사람도 연료를 비축해 둬」
유키하「………」
유키하는 대답조차 하지 않는다. 그저 힐끗 책상 위의 연료병에 한번 시선을 보냈을 뿐이다.
나기「이따가 충분히 마셔둬……자, 오토메 짱」
와인으로 잔을 가득 채우고, 마스터는 화제를 돌렸다.
나기「슬슬 본제를 들을까」
오토메「음?」
나기「또 시치미를 떼곤. 나를 만나고 싶어서 저 먼 곳에서 일부러……그런 건 아니잖아?」
오토메「아무리 너라도, 그렇게까지 자만하지는 않나」
와인을 꿀꺽 들이키고, 날카로운 시선을 던진다.
오토메「로벨리아 군대가, 이 해역에서 빈번히 목격되고 있다」
나기「정찰 비행하러 오는 건 늘 있는 일이잖아?」
오토메「너무 빈도가 높아. 그래서 탐색해 보니, 몇 달 전 이 해역 근처에서 민간기 소식이 끊겼다는 정보를 접수했다.」
나기「민간기?」
오토메「그래, 그 주인 신원을 조사해 보니……」
나기「아무래도 스파이 같다, 라고」
오토메「감이 좋군」
나기「흐음……즉, 그 녀석을 찾고 있다는 말이지」
오토메「기밀 정보를 상당히 가지고 있는 걸로 추측하고 있어. 어디까지나 가능성이지만, 찾아볼 가치는 있다……내일에도 본대가……」
그런 오쿠노미야 소령의 말에, 카라스바는 바짝 긴장하게 되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