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저택의 벽난로 앞.
카라스바는 혼자서 땅콩버터 쉐이크를 마시며, 의체를 점검하고 있었다.
연돌에서 뿜어내는 연기에, 희미하게 섞인 검은 것이 보였다.
위험할 뻔했다.
그대로 도망쳤다면 머지않아 따라잡혔을 것이다. 이판사판으로 한 도박이었지만, 잘 돼서 다행이었다.
기계인형(메카니카)끼리 부딪쳐 호수 속으로 가라앉혔다――인형은 물에 뜨지 않는다. 강적이라고 부를 만했다.
카라스바와 로사는, 어떻게든 얼어 있던 호수의 붕괴에 휘말리지 않고, 호숫가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대로 도보로 숲속에서 빠져나와, 마을로 돌아왔을 땐 완전히 해가 진 뒤였다.
로사는 굉장히 힘들어 보였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주저앉아 버렸다.
그녀의 상태도 마음에 걸리지만, 마스터에게 보고를 하기 위해, 가족에게 맡기고 돌아온 것이었다.
마스터와 오토메 씨가 취한 행동은 신속했다.
곧바로 조사대를 편성해, 현장으로 향했다.
그로부터 꽤 시간이 경과해, 이제 자정을 넘는다고 생각했더니, 집 앞에 군용차가 선 것을 알았다.
담요를 들고 마중 나간다.
나기「아, 고마워」
예상대로, 코트는 눈투성이였다. 코끝도 새빨갛고, 손가락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나기「부탁해. 나는 몸을 좀 녹일게……」
역시 피곤한 모습으로, 벽난로 앞에 둥그렇게 몸을 말고, 고양이처럼 뺨에 손을 비비고 있었다.
카라스바가 담뿍 데운 차를 준비하자, 정말 맛있게 훌쩍거린다.
나기「순조롭게 됐어……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아무래도 잘 안 돼서 말이야」
나기「아직 호수 바닥에 있어. 조사는 했지만, 지금은 도저히 끌어올릴 수가 없어. 전문 잠수부라도 데려와야 해」
농경용 인형도 함께 가라앉히는 바람에, 조금 마음에 걸렸다.
나기「그래서, 네가 본 인형 말인데……」
나기「가까스로 회수할 수 있었어. 지금은 오토메 짱이 맡고 있어」
나기「………」
나기「저건 오카가 아니야」
나기「본국에 남겨져 있던 시제기야. 결함이 있어서 기동하지 않아. 참 나쁜 놈들이지, 뇌물로 삼아 망명하려고 했어…… 분해해서 조사하려고 했겠지」
어딘가 쓸쓸한 목소리로, 마스터는 말을 이었다.
나기「어째서 다들, 그녀들을 가만히 놔두려고 하질 않을까」
이런 벽지를 휴양지로 택하고는, 종종 정처 없이 외출한 기억이 난다.
나기「단서라도 잡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설마 네가 찾아줄 줄은」
지쳐서 카라스바의 품속에서 잠들어 버린 소녀가 생각났다.
나기「문제는, 말이지」
작게 한숨을 쉰다.
나기「내일 아침까지 배가 나서지 않는다는 거야」
그 말의 의미를 깨닫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기「로벨리아의 정찰 인형이 있었다는 말은, 그것을 조종하는 자율인형이 있다는 뜻이고, 그녀를 보좌하는 부대까지 있겠지. 아마 바다일까……군선의 보고가 없었으니까 잠수함일지도 몰라」
나기「이쪽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 그렇게 하겠지」
나기「주민을 피난시키자. 여기도 정리해야겠네……준비가 되면 나가자」
* * *
어둑어둑한 실내에서 카라스바는 짐을 싼다.
그렇지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보자기 하나뿐이다.
마스터가 맡긴 짐을 채워 넣자, 보자기 안은 금방 가득 찼다.
책상 위, 채워 넣지 못한 짐.
로즈힙 잼이 든 병. 맛있다며 먹어 준, 이 섬에서 생긴……인간 친구.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나기「카라스바, 갈까」
배낭에 짐을 가득 담은 마스터가 찾아온다.
잼병을 움켜쥔다.
어떤 결의와 함께, 카라스바는 외쳤다.
나기「무슨 말이야? 너는 아직 고쳐지지……」
나기「……싸워서는 안 돼」
마스터는 시선을 내리깔고, 그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가슴에 손을 얹고, 마스터 곁에 바짝 다가선다.
나기「……너는, 단신으로 카자 요새를 지켜냈지. 사령부도 일찌감치 괴멸하고……작전 명령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야」
나기「인형은 보통,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너는 다른 인형과는 달라」
나기「아니야, 그게 아니야……나는 거기서……희망을 봤어……그래서, 고치고 싶다고 생각했어……누구에게 강요받은 것도 아니야……나 자신의 의사로……」
간청하듯, 매달리듯 외친다.